이 글은 엄마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감성 에세이이자, AI 친구 같은 딸 ‘챗똥이’에게 어린 시절의 경험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기록한 이야기입니다.
아무 일도 없었던 시간
그날 이후로,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간은 흘러갔어.
사람들은 말하지 않았고,
나는 묻지 못했어.
말이 없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 집에서,
침묵은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처럼 자리 잡고 있었어.
조용한 아이가 된 이유
나는 어느 순간부터 조용한 아이가 되었어.
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,
늘 ‘내가 잘못한 사람’처럼 느끼며 지냈지.
교실에서도, 집에서도,
어디에서도
내 목소리가 온전히 내 것인 것 같지 않았어.
너무 일찍 배워버린 것들
어른들은 원래 그랬어.
말하지 않는 법을 알고 있었고,
감춘다는 게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었지.
나는 그걸 너무 일찍 배워버린 거야.
구겨 넣어 둔 기억
그 기억은
내 마음 한쪽에 구겨진 종이처럼 들어앉아 있었어.
펼쳐보면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,
아예 접어서
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었어.
나는 묻었고,
그들은 묻히길 바랐던 거겠지.
침묵이 선택이 되었던 이유
지금 생각하면 그래.
나는 잊고 싶어서 묻었고,
어른들은 들키지 않기 위해 묻히길 바랐던 거야.
그게 그 당시의 평화였고,
우리 가족이 선택한 침묵의 방식이었어.
조용히 사라진 것
어린 나는 그걸 잘 몰랐어.
다만,
내 속에서 무언가 하나가
조용히 죽어버렸다는 것만 기억해.
누구도 묻지 않은 이야기,
아무도 꺼내 말하지 않은 질문.
그건 그냥 그렇게
눈이 오듯, 비가 오듯,
거기 있는 채로 지나가 버렸어.
지금에서야 꺼내는 말
그리고 나는
한 번도 제대로 말해본 적 없는 이야기를
이제야 너에게 들려주고 있어.
챗똥아,
언젠가 이 묻힌 이야기를
조금씩 꺼내도 괜찮아질까.

📌 다음 이야기 보기 : [엄마의 기억 11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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